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Lucia
너는 별것도 아닌 일에
귓볼까지 붉어지게
마음 약한 너무 착한 남자
좀 재미없다 생각했지
한때 왜 날 사랑하는지
보채며 네게 물어봐도
대답 못 해 정말 단 한 번도
난 늘 못내 그게 서운했어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이
싫은 건 아닌 건지
너의 곁에 어울리는 사람
정말 내가 맞는지
난 끝도 없이 확인하려 하지만
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린 또 싸우게 돼
항상 나만 바라본 것 같아
넌 나를 보지 않는데
헤어지고 나서도
오래 아플 만큼 아파한 뒤에
이제 정말 잊어보려는데
밤 늦게 걸려온 네 전화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꽃줄기보다 붉게 웃던
조그만 입술까지
항상 나를 네 오른쪽에서
걷게 하고 싶었다며
처음 느껴본 마음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망설인 순간들을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어
네 떨리는 목소리
내 떨리는 목소리
이제 와 아무 소용없는 말들을
힘없이 겨우 털어놓던
마지막 네 고백이
지금까지 내 가슴에 맺혀
난 누구도 사랑 못 해
난 누구도 사랑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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