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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르륵 먹물같은 비가
툭툭툭 창문을 두드려
청담동 붉은 담벽 위로
봉천동 좁다란 길 위로
붕붕붕 달리는 차 뒤로
뛰노는 아이 웃음소리
희뿌연 하늘에 가려져
모습이 보이지 않네
어디로 어디로
흐르다 멈출까
벌써 지친 이들의
무거운 한숨소리
힘에 겨운 기침소리

주르륵 먹물같은 비가
툭툭툭 창문을 두드려
청담동 붉은 담벽 위로
봉천동 좁다란 길 위로
회색의 아스팔트 위를
휘돌아 가는 바람따라
언젠가 버려놓은 비닐이
노랑빛 꽃처럼 피었어
어디로 어디로
흐르다 멈출까
벌써 지친 이들의
무거운 한숨소리
힘에 겨운 기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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