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전철을 타고
같은 계단을 올라
그림자만이 유일한 친구
작은 주머니에
거칠어진 두 손과
한숨 섞인 혼잣말
좀 웃어 보려고 해도
자꾸 찌푸려지는
내 얼굴 위엔 흐릿한 달빛
얼룩져진 시간
시소 같은 인생은
오르고 또 내리네
사랑 아무것도 아닌 얘기
제법 멋지게 오르던 추락
채 못한 이야기는
내 숨에 녹아들고
또 처음의 나로 돌아오네
또 시시한 나로 돌아오네
계절처럼
빈 잔에 차를 따르네
손이 따뜻해 오네
흥얼거리는 늘 같은 노래
연둣빛 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네
내가 아픈 사이에
사랑 아무것도 아닌 얘기
작은 모래로 만들어진 성
채 못한 이야기는
내 숨에 녹아들고
또 처음의 나로 돌아오네
또 시시한 나로 돌아오네
시간을 타고 흘러가네
지나면 별거 아닌 얘기
또 처음의 나로 돌아오네
계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