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월
존, 오늘 무대 위엔
그 남자가 올라왔었어
지금의 내 감정을 이해할 이가
너뿐이라는데 유감이야
여기까지 온 우리의 처지와
지금을 비관해보니
우리가 얼마나 장하고 멋졌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

존, 너는 내게 감정이 없는
사람이었어 아니
물론 나에게 그럴 가치가
없었다는 걸 알아
그런 네가 난 가엾고
안타까워서 묻고 따졌지
하지만 애초부터 나에게 줄
마음 이란 건 아무것도 없었던 거지?

너는 내게 단 한 번도 상처 준 적이 없어
그것이 내게 얼마나
더 큰 상처였는지 몰라
그래도 조금은 열어 주었던
너의 세계, 고마워
언젠가 다시 우리
우연히 만나는 날까지 잘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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