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잡아줘 (Feat. ZENA)

정크 클래스 (Junk Class)
해가 도시 빈틈으로 잘도
요리조리 빠져나가고는
곧잘 해서
피해 가더니 오늘도
어느 한 뿌옇게 흐린 산
그 속에 붉게 스며들고
찾아오는 밤
좋은 날이 될 줄 알았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 했던
어느새 내리는 비에 난 애써
손등으로 하늘을
막으면서 달려
저쯤에 빌딩 앞에
나보다 조금 빨리 온
네 뒷모습은 낮설게도
어깨 늘어진 채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넌지시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했나 봐
내가 아는 그 미소가
왠지 아닌 것 같아
잔을 따르니 비워내 연거푸
말리지 않았지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아
한숨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담배연기가
투명해 보이네 언뜻

네가 어디에 있건
네가 무엇을 하건
너는 너일뿐
움츠러들지 마
네가 여기에 멈춰
나아가지 못해도
나는 기다려
내 손을 잡아줘

이 거리는 인파를
꾸역거리면서
삼켜냈고 붉은
간판들이 건성으로
반짝 빛을 내려줘
우린 살짝 비틀
매직아이를 주시하는 아이같이
초점을 잃어버린 것만 같지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잠시 망설인듯했어 먼 발치
아직도 내게 숨기는 진실
묻진 않았어
지금 보다 긴 시간이 지나
지금 보다 맘이
편해지길 바랄 뿐이야
우려를 빙자하는 시비에
너도 모르게 너를 가둔
담을 만드느라
어느새 두려워지고 만거야
누군가에게 내 진심이
짓밟히진 않을까
그냥 내가 날 안아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네가 어디에 있건
네가 무엇을 하건
너는 너일뿐
움츠러들지 마
네가 여기에 멈춰
나아가지 못해도
나는 기다려
내 손을 잡아줘

너의 가슴 속 차가운 심장
마음속의 절벽 끝으로
저기 끝에서 홀로 있지 말고
이젠 우리들의 곁으로

네가 어디에 있건
네가 무엇을 하건
너는 너일뿐
움츠러들지 마
네가 여기에 멈춰
나아가지 못해도
나는 기다려
내 손을 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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