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여섯시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듯이
그대도 혹시
내 생각이 나는지 어김없이
새벽 두시 잠 못 들어
뒤척여 난 훨씬
아침 여섯시 간신히
눈이 감기는 도시
걷고 있어요. 둘이 걷던
저녁 이 길을
오늘은 나 혼자 하얀
이 길을 또 걷고 있죠
시리도록 눈부신 불빛에
비친 내 모습이
까맣게 탄 채 차가운
길 위에 쓰러져 있죠
이젠 그대가
나의 곁에 없어도
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죠
내 심장에 귀를 대고서
내게 속삭이던 그날처럼
잘 지내나요
나는 가끔씩 아무 이유 없이
눈물 나는 것만 빼면
보고 싶은 맘에
잠 못 드는 것만 빼면
이미 날 잊었겠죠
난 아직도 그댈 그리는데
날 보며 웃는 그 입술에
처음 입 맞추던 그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