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건 아니고

영지
번호 안 바뀌었네
만지작거리다
실수로 눌러 버렸어
사실은 그냥 문득
생각나서 연락해봤어
안 받을 줄 알았어
취한건 아닌데
조금 마시긴 했어
이런 힘든날엔
지친 내 마음 기댈 네 어깨가
항상 있었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에게
혹시 나를 걱정 하진 않을까
난 괜찮아 이제 나 다신 울지 않아
하지만 어떡해 나
웃지도 못하게 되어 버렸어
취한건 아닌데
기분이 이상해
그때 기억나
늦은 밤 나의 안부를 묻던
그 예전에 너인 것 같아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에게
혹시 나를 걱정 하지 않을까
난 괜찮아 이제 나 절대 울지 않아
하지만 어떡해 나
웃지도 못하게 되어 버렸어
아무리 빈잔을
채워봐도 사라지 듯
너없는 내 가슴은 채워지질 않아
수많은 밤들 중 하루 쯤은
혹시 너도 가끔 나처럼 이렇게
마음속에 내가 내가 다녀가니
나만큼은 아니라도
가끔은 그저 아주 가끔은
미안해 취했나봐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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