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휑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너의 얼굴
날카로운 시계의 초침은 나와 너의 손목을 노리네.
어제의 너와 다르다는 생각에 나의 모습 일그려 가는 듯 하고
사랑이라는 지독한 수면제로 우리서로 부서져라 안고 잠 드네.
깊이, 깊이, 깊이.
취해 고개 숙이고 있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니가 가진 그 맥주병 속엔 사실 고래 따윈 살 수 없다고.
아무말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나도 널 나 이상 사랑하지 않아.
그래서 더 슬퍼진다면 그 때는 그냥 니가 날 떠밀어 줘. 물속으로.
깊이, 깊이,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