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직 살고 있어
내 어깨에서
아직도 머슥히
머릴 쓸어내리며
머슥해서
머리를 긁적이며
사랑을 고백했던
처음의 나
어색해서
머리를 쓸어내리며
이별을 고했던 그때의 너
너와 난 너무 닮은 모습으로
너무 다른 말을 했어
사랑엔 끝이 있지만
그리움엔 끝이 없는 거
혀 끝이 부르트고
두 볼이 말라가도
여전히 숨을 쉬는
너란 사람의 기억
어쨌든 살고 있어
죽을 것 같은 몇 날 몇 일
하루하루가
뭣 같이 더럽지만
어쨌든 살고 있어
하루하루가
뭣 같이 더럽지만
어쨌든 살고 있어
긴 머리를
쓸어 올리는 손이 아려와
내 앞에 널
밀어 내려고 한다
할수록 너무 아팠던
우리 사랑을 버린다
내 오랜 버릇들도 잊는다
머슥해서 길게 뻗은 머릴
쓸어내리는
모습이 참 좋았다
거울을 자주 보는 습관도
나무랄 수 없는 너였다
뭐에라도 홀린 듯
내 모든걸 다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루가 짧을 만큼
내 어깨를 배고 자던
너의 머리 결에
내음에 취해
몇 시간이 일분처럼 느껴져
팔이 저린 줄도 몰랐다
다시 만질 수는 없지만
아직도 내 어깨는
너의 것인데
아직도 너의
내음이 남아있는데
너와 난 남보다 더 멀리서
서로의 기억 속을 걷는다
긴 머리를 쓸어 올리는
손이 아려와
내 앞에 널 밀어 내려고 한다
할수록 너무 아팠던
우리 사랑을 버린다
내 오랜 버릇들도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