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a(심규선)
내 평생 그토록 아름다운 환상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조금은 체념하오
이별이 이토록 덜컥 우리게 와서
하나였던 둘이를 갈라놓을 수 있을진
몰랐소

붙잡을 새 없이 떠나 보낸 사람을
아직 내게 이토록 강하게 묶어주는
단 하나의 끈이 오직 슬픔이라면
나는 차마 이조차 놓치지 못하겠소

그 어떤 시나 노래로 설명할 길 없소
찢겨져 나간 자리를 메꿀 수가 없소
어느새 그대는 나의 다른 이름이며
뒤집어 쓴 이 허울로 또 하루를 사오

나의 슬픔의 주인 내 눈물의 주인
이 모든 아픈 노래는
그대를 향하네

나 가진 것 없고 마음도 가난할 때
네게 오직 상처와 모진 말만 안겼소
흔해 빠질 만큼 많고 많은 좋은 것
이젠 주고 싶어도 전할 방법이 없소

그 어떤 시나 노래로 설명할 길 없소
무너져버린 자리를 되쓸 수가 없소
아직도 후회는 나의 밤을 물들이며
짓이겨 끈 담뱃불로 또 하루를 사오

누가 내게 일러 주었나
떠나거든 돌아보지 말라고
다시 못 올 강을 건넜나
울음 섞인 내 노래만 강을 건너가네

그 어떤 시나 노래로 설명할 길 없소
찢겨져 나간 자리를 메꿀 수가 없소
어느새 그대는 나의 다른 이름이며
뒤집어 쓴 이 허울로 또 하루를 사오
나의 슬픔의 주인 내 눈물의 주인
이 모든 아픈 노래는
그대를 향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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