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져라
정차식
아무도 찾지 않는 방
해와 달이 잠든 방
우리 같이 잠든 이밤
겨울 사내가 잠든 밤
내 열과 성의를 다한 밤
홀로 닫힌 밤이 된 방
여름 볕처럼 영글어
낮과 밤을 태웠고
우린 서로가 가득했네
아름다웠지
너무도 아름다웠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을에 서리를 태워
겨울 밤을 날았고
밤새 금새 아득했네
여닫는 문이 없는 벽
내가 낳아 가둔 절벽
사내는 나를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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