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다림

윤혜
오늘도 전화가 없네요
하루종일 전화기만 보죠
더 많이 기쁘게 하려고
기다림을 주려나 봐요
오늘 그대 집앞에
그댈 기다렸는데
그대는 보이질 않네요
내가 올거라는 생각에
숨어버린건가요
그대는 나를 잊고 살겠죠
그대는 날 지우고 살겠죠
아픈 적 없던 것처럼
눈물도 없던 것처럼
하지만 내 마음은 달라요
난 아직 그대뿐이죠
내 눈엔 아직 그대만 보여요
오늘도 대답이 없네요
하루종일 전화기만 보죠
문자를 싫어하는 그대라
전화하려 그러나봐요
다시 그대 집앞에
그댈 기다렸는데
누군가 그대와 오네요
내게 줬던 미소보다
더 행복해보이네요
그대는 벌써 다 잊었네요
그대는 모두 다 지웠네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기억도 없던 것처럼
그대를 마주하고 싶지만
이대로 돌아설게요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거 같아서
참 우습죠
바보 같이 흘린 눈물들도
참 못나게 힘들었던 일도
참 고맙죠
이 아픔으로 아주 잊으라고
마지막 선물인가요
모두 잊고 살게요
그대를 다 지우고 살게요
사랑한 적도 없어서
추억도 없는 것처럼
그래도 조금 다행이에요
힘들지 않아 보여서
나와 있을 때보다 행복해보여서
이젠 나만 없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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