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정    엽
하나면 돼 너 하나면 돼
나 약속할게 널 위해 사는 일
잊으면 안 돼 놓치면 안 돼
나 기억해 줘 두 눈을 감아도
그 아픈 기억 끝도 없는
미로 속을 헤매도 난 괜찮아
오직 너를 위해 너를 지킬게

난 말야 가질 수도 없는 꿈을 꾸곤 했었어
안개 속에 잠든 너의 얼굴 그릴 수도 없었지
첨부터 단 한 사람조차 허락되지 않는 걸
얼어붙은 가슴이 원해
마지막 기억마저 가져간 너를

처음 네 손을 잡던 날
투명한 너의 두 눈에 비친 날
애써 모른 척 숨어야 했던 날
너는 언제나 그런 날 바라봐

하나면 돼 너 하나면 돼
나 기다릴게 내게로 오는 길
잊으면 안 돼 지우면 안 돼
나 간직해 줘 무너진 슬픔도
네 모든 기억 삼켜버린
어둠 속에 남겨 두진 말아 줘
오직 너를 위해 너를 지킬게
그림자처럼 그림자처럼

언젠가 나를 할퀴고 간 말라버린 시간들
따뜻했던 사람들은 항상 내 것이 아니었지
내 삶은 작은 위로조차 허락하지 않는 걸
이런 나와 너무나 달라 눈부신
태양 아래 빛나던 너를

처음 네 손을 잡던 날
투명한 너의 두 눈에 비친 날
애써 모른 척 숨어야 했던 날
너는 언제나 그런 날 바라봐

하나면 돼 너 하나면 돼
나 약속할게 널 위해 사는 일
잊으면 안 돼 놓치면 안 돼
나 기억해 줘 두 눈을 감아도
그 아픈 기억 끝도 없는
미로 속을 헤매도 난 괜찮아
오직 너를 위해 너를 지킬게
그림자처럼 그림자처럼

그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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