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본다

말리
점점 사라져간다
희미하던 기억마저
네 모습이 그 기억이
하나 둘씩 소리 없이
모두 사라져 간다

흐린 바람이 분다
콧노래를 불러 본다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 보인다
눈물이 흐른다

감은 두 눈에서 비춰오는
너의 모습이
아직은 나를 놓아 줄 수 없다는데
가는 걸음걸음마다 서린
지난기억들이
어느새 나의 걸음 멈추게 해

지워본다 가슴속에 남아있는 너를
잊어본다 미련한 나의 기대도
지워본다 잊어본다
의미없는 말만 되뇌이면서
또 하룰 보낸다

마른 입술위로 흘러내린 시린 눈물이
후회만 남은 지난날을 떠올리는데
바람결에 숨어들려오는 너의 음성들이
떠나간 너의 이름 부르게 해

지워본다 가슴속에 남아있는
너를 잊어본다
미련한 나의 기대도
지워본다 잊어본다
의미없는 말만 되뇌이면서
또 하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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