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2일

김영은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돌아온다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면 된다고

그래서 나는 웃으며 기다렸어
기다림은 오히려 즐겁게만 느껴졌어

달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너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하지만 올해가 다 가도록
마지막 달력을 넘기도록

너는 결국 오질 않고 새해만 밝아서
기뻐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 울었어

내게 1월1일은 없다고
내 달력은 끝이 아니라고

32일이라고 33일이라고
니가 올 때까지 나에겐 아직

내게 1월1일은 없다고
내 달력은 끝이 아니라고

32일이라고 33일이라고
니가 올 때까지 나에겐 아직
12월이라고

12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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