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이유없이

풍경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걷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눈물 흐를 땐
아무런 이유 없이 기차를 타고
아무런 이유 없이 이곳을 떠나

쉽지 않은 너의 삶에 메마른 입술에
단비로 적셔도 보고
이름 모를 어느 작은 마을 역
긴 의자를 바라보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또 그리워지고
아무런 이유 없이 눈물이 나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내게 전화해
아무런 이유 없는 내가 돼줄게

아무런 이유 없이 바람이 불고
아무런 이유 없이 먹먹해질 땐
아무런 이유 없이 배낭을 메고
아무런 이유 없이 이곳을 떠나

이룰 수 없었던 너의 그 아픈 사랑도 조금은 덜어도 내고
흔들리는 나뭇가지로 밤하늘 별을 세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또 서러워지고
아무런 이유 없이 먹먹해지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내게 돌아와
아무런 이유 없이 널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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