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남도 되는것을

김금나
등록자 : 새벽3시
날 두고 떠난 님아 발병이나 나버려라
내님의 두 다리가 돌이나 되어 버려라

봄 바람 살랑 봄 나비 나풀
이 내 마음 꽃밭이었지

꽃 바람 타고 그대와 나
어디라도 정말 좋았네

가시밭길 걸어가도
그대 손만 잡고 있으면

천국이던 지옥이던 나는 상관이 없네

날 두고 떠난 님아 발병이나 나 버려라
내 님의 두 다리가 돌이나 되어 버려라

꽃잎도 주고 향기도 주고
아낌없이 나를 주었지

이 마음 모두 탈탈 털어
그대에게 다 줘버렸네

함께 쌓은 그 밤들이
무너질 줄 그땐 모르고

달콤했던 그 입술만 모두 믿어버렸네

날 두고 떠난 님아 발병이나 나버려라
내 님의 두 다리가 돌이나 되어 버려라

옷자락 끝에 매달려 울고
가지 말라 애원 해봐도

그 많은 정을 모두 끊고
남이 되어 이제 살자네

눈물 가시 박힌 가슴
어이두고 혼자 떠나나

님이 남도 되는 것을 그떄 내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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