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한참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서있었어요
내 어깨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 같아서, 그래서
해가 지고 밤이 내게 다가와
내 귓가에 속삭이며 하는 말
괜찮다고, 잘될거라고,
조금만 기다리면
정말 좋은 일이 내게 생길 거라고
구겨진 가슴에 짙게 남은 흉터를
조금만 어루만져 줄래요?
악몽을 꾸지 않게
나긋한 목소리로
달콤한 자장가를
감미롭게 불러줘요
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한참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서있었어요
내 어깨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 같아서, 그래서
길가에 만연했던
새하얀 벚꽃들도
이젠 전부 지고 없는데
난 어디서 봄을 찾나
나에겐 아직 불지 않았던
봄바람은 어디로 갔나요
망가진 심장을 부여잡고
몸부림쳐보지만
피할 수 없네요
눈을 감으면
금새 찾아오는 악몽이
나를 자꾸 괴롭혀요
여기 서 날 구해줘요
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한참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서있었어요
내 머리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괜찮다고
쓰다듬는 것 같아
괜찮아, 괜찮아
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한참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서있었어요
내 어깨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 같아서
위로 하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