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티워먼

김도훈
네온나무 야자수 아래서 옷매무새를 고치는 아가씨
한 발짝 다가가 머릿결을 쓸어 넘기고 요리조리 옆모습 비쳐보고
돌아서서 뒤태를 비쳐보고 몇 걸음 물러서 전신을 비쳐본다
*헤이 헤이 헤이 헤이 프리티워먼

지나치며 스쳐가는 모든 사람들 힐끗힐끗 그녀를 쳐다보고
달리는 차창에 스치는 햇살도 씽긋 윙크를 보내는 토요일 오후

너풀너풀 찢어진 청바지에 꽉 낀 배곱티를 걸쳐 입고
생기발랄 봄바람에 머플러를 날리며 누굴 기다리나 카페 앞에서
**헤이, 프리티워먼

그녀가 떠나간 야자수 아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스쳐가듯 얼추 봐도 나름 멋있는 네온나무 야자수 꿈꾸는 세상

할머니 옷에 꽃이 피었다 꽃밭에 꽃보다 화려하게
할아버지 얼굴에도 꽃이 피었네 인심좋은 선술 주모 앞에서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꽃 연인들 가슴에는 붉은 장미
엄마들 마음에는 해바라기 꽃
친구들과 함께 함박꽃 피네

까만 유리창에 비친 세월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인생은 한 떨기 아름다운 꽃 세상에서 유일한 오직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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