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참 묘한 밤이야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데
잠은 어디로 달아났을까
밤은 깊어만 가는데
이러다 밤 새는 건 아닐까
눈 밑은 까매져만 가는데
저 달 저 달과 대화라도 하고픈
무척이나 외로운 밤이야
돌아서면 다 잊을 밤이지만
눈 감으면 다 지워질 테지만
수 천 개나 센 양들은 모두다
잠자리로 들어가지 못해
여유를 느끼고 싶은 이 밤
와인이라도 한잔하고 싶지만
비어있는 내 지갑과 통장잔고는
우울함을 더할 뿐이잖아
비라도 확 내렸으면
그러면 내일은 쉴 텐데
갑자기 몸살이라도 나서
내일은 늦잠 잤으면 좋겠어
그대 오늘밤 와주면 안돼요?
와인이라도 살 수 있는데
오 그대여 오늘밤 와주면 안돼요?
오 그대여 내일은 얘기하지 말아요
오 그대여 오늘밤 와줘요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게요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