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좋아서
청소를 하기로 했어
서랍을 정리하다 찾은 너의 편지들
빼곡한 너의 글
참 예쁜 그때의 네 맘
이때 우리의 모습
어디로 가버린 걸까
참 아팠었어
나에게 자격이 없다는 게
너에게 버려진 내가
우리를 잃어버린 내가
참 그랬었어
초라했던 그때
나도 쓰레기봉투에
모든 편지마다
네 이름 앞에 꼭 달린
‘사랑스런 너의’ 라는
문구에 웃음 짓는다
참 좋았었어
서로에게 완벽한 우리가
한순간도 버릴 수
없을 만큼 충분했던 우리
참 좋았었어
많이도 닮았던
너와 나도 쓰레기봉투에
우리의 날들과 편지도
이젠 쓰레기봉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