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랑하는 것과 (흘러)

뱃사공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내 작은 손가락은 또 나이를 세고
탄식 섞인 잔을 꺾고 날 재고
음악은 내 맘대로 잘 안 되고
안 되면 또 안 돼서 날 밤 새고
에효 계속 뭔가를 갈구하는 빨강
눈 진짜 내 속은 탁해
한강 물 빈틈을 노리네 호시탐탐
이미 긴 기다림에 뒷목이 딱딱
그나마 다행인 건 참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내 불안했던 맘
점점 괜찮아져 혼자 했던 출항
힘 없던 노질 리짓군스 호 위
뭔가 보임 늘 작업실에 모이네
연락 없이 조용히 큰 일을 꾸미네
영락없이 올해는 술을 좀
끊어야겠어 좀 바쁘게 살고
살도 좀 빼야겠어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엄마의 주름 속 내 기억이 담겼지
내 이마에 수두 자국처럼 머물러
말없이 건조하게 마른 말투는
또 상처를 남겼지
문고린 수면 아래에 깊숙이
잠겼지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줄 알았네
엄마인 건 알았지만
여자인 건 몰랐기에
어른이 되면 다 잘할 줄 알았지
항상 난 미숙할 인간일 줄
몰랐기에 잊고 산 것들 생각
부쩍 짧아진 계절은
어느샌가 나를 스쳐 갔네
향수에 젖은 멘탈 나 답지 않어
시간은 내 고집을 연하게 했어
이제 나도 편해졌어
다소 어깨를 내려 놓아두니
모든 게 좋아 보여
오늘은 화요일 모든 건 변함없이
내 곁에 머물러 말 없이
아무 말 없이
내 갈 길을 가 손목은 보지 마
힘들 땐 날 보는 나의 사람들을 봐
그의 눈에 담긴 작은 나를 봐봐
아무것도 아냐 그냥 흘러가
흘러 흘러 흘러 흘러
흘러 흘러 흘러 흘러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함께 흘러가
나 잃어버린 것보다
이뤄갈 날을 위해 흘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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