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


아무 말도 필요치 않다고
멈춘 시계처럼 여기 서 있다고
어떤 아픔도 내 눈 하나 가릴수 없어서

내 맘속엔 늘 너만 산다고
짧은 한순간도 변한 적 없다고
어떤 만남도 가슴이 다 밀쳐내 버려서

돌아온단 그 약속하나도 없이
용케도 이렇게 널 기다리나봐

바라본다 너 떠난 자리만
바라본다 넌 올 리 없지만
나 그래야만 지쳐 잠들 사랑에
널 지워낼 생각조차 감히 잠시도 못하니까

문을 열면 있을 것 같다고
얼핏 발소리도 들린 것 같다고
잠든 후에도 밤새도록 몇 번을 깨어서

눈물 없이 더 아무런 일도 못할
비겁한 하루가 또다시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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