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발걸음 (구두 Ⅱ)

씨야
울어요 한 방울씩 한 방울씩 추억을 흘리며
아직도 내게 묻어 있는 그리움이 눈물따라 떠날까봐

한없이 걸어요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슬픔을 밟으며
내게는 아프기만 했던 세상에서 이대로 나 멀어질 수 있다면

어디로든 가고 싶어 그대가 기억나지 않는 곳으로
이 구두에 날 맡기면 상처도 눈물도 없는 곳에 혹시 날 데려다줄까

떠나요 잊으려고 지우려고 나조차 버리며
초라한 내 모습이 싫어 슬프도록 높디 높은 구두를 신고

더는 사랑에 속지 않아 울지 않아
내게 사랑은 그댈 끝으로 다신 없을테니

어디로든 가고 싶어 그대가 기억나지 않는 곳으로
이 구두에 날 맡기면 상처도 눈물도 없는 곳에 혹시 날 데려다줄까

떠나요 안녕이란 행복하란 인사도 못하고
서러운 내 눈물을 닮아 슬프도록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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