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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책장 한 켠의
먼지 쌓인 책처럼
쓴 웃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이젠 빛 바랜 사진첩 속의 한 장면처럼
추억 중 하나로 기억할 수 있도록
혹시 어디서 마주쳤을 땐
놀라지 않으며 그저 말 없이
스쳐갈 수 있도록
우리 발자국 가득했었던
그 모든 길들을 내 것으로만
뒤덮을 수 있도록
때론 아침 햇살 창문 틈으로
내 마음을 적시려고 해도
혹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해도
내 마음을 스쳐갈 수 있도록

언제 어딘가 문득 기억과
추억을 마주쳐도
지나치게 그리워하지 않도록
작고 소박한 시간들이 피고지는 모습을
이젠 놓아 보내 버릴 수 있도록
어디든 같이 걸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 길을 이젠 혼자 걸어가도록
그저 그렇게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밤도
이젠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때론 저녁 노을 끝자락처럼
내 마음을 적시려고 해도
혹은 폭풍처럼 밀려온다 해도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때론 아침햇살 창문 틈으로
내 마음을 적시려고 해도
혹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해도
내 마음을 스쳐갈 수 있도록
여름바람처럼 갑자기 불어와
내 마음을 적시려고 해도
가을하늘처럼 쓸쓸해져도
지나치게 그리워하지 않도록
지나치게 그리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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