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6월까지 (우아한 석고부인)

장혜진
유난히 춥던 1월13일

웃음 많던 그녈 처음 만났죠

한 번도 생일을 남자친구와

보낸 적 없다는 그녀를

신발과 가방을 좋아했지만

그 모습이 귀엽게만 보였고

내 뒷모습이 슬퍼 보인다며

사진을 찍다가 그녀가 웃었죠

햇살 따스한 4월의 첫 날

그녀를 처음 울리고 말았죠

퉁퉁 부어버린 그녀 고운 두 눈

나도 그만 울어버렸죠

싸울 때마다 우리는 서서히

이별이란 단얼 입에 올렸죠

서로 며칠씩 연락도 안 한 채

기 싸움도 벌이곤 했죠

매일 그녀를 데리러 가던 길

늘 설렜다는 걸 그녀는 알까요

내 인생 한번도 그녀를 이길

그 어떤 누구도 만난 적 없었죠

6월17일 힘들었던 그녀

내게 그만 헤어지자고 했죠

결국 그녀에게 상처만 줬네요

진짜 내 맘 그게 아닌데

한 달도 지나고 1년도 지나고

지금도 그녀가 가끔

보고 싶어질 때가 있죠

이촌동 그 길 아직도 지날 땐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해요

밤의 공원도 그 햄버거 집도

지하상가 그 덮밥 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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