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유채린
유난히 여유롭던 그날을
왜 인진 모르게 잊질 못하네
공기 냄새마저 향긋해서
차마 난 일어날 수 없었네

분홍색 케이크 갈색 테디
보라색 실내화 녹색 트리
까만색 건반과 파란 하늘
회색빛 예쁜 털 내 고양이

씁쓸한 원두커피 마저도
조금은 달콤하게 느껴지고
외롭게 흩날린 먼지조차
지금 나에겐 사랑스럽네

마음씨 따뜻한 저 햇님과
내 귀를 간지럽히는 바람
날 게을리 만드는 방 안 온도
스피커 속에선 그 노래가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벅차는 이 맘 어떻게 해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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