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서혜진
오랜만이란 뻔한 말도
이렇게 아프게 느껴질 수는 없어
그닥 어려운 것도 아닌데
얼마나 망설인지 몰라
지금의 어느 하루보다
더 진한 너와의 짧은 끝과 시작
걱정 하지마 긴 통화음조차
아무렇지 않으니까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올해는 화요일 이니까
내년엔 수요일이 되려나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벌써 3년이 지나 갔어

저 멀리 마주보고 있는 가로등
나란한 듯 빗겨간 두 개의 가로등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어느새 한 빛으로 남아
다른 곳에 있는 너와 나
어쩌면 같은 곳을 보고 있을 우리
우리도 한 번쯤 그 순간처럼
같아질 수가 있을까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올해는 화요일 이니까
내년엔 수요일이 되려나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벌써 3년이 지나 갔어

미안하지만 길게는 못해
미안하지만 밝은 목소린 더욱 못내
새벽이 되어버려서
아픈 목소리가
네 귓가에 자꾸 울릴테니까

느낌표가 떠버린 전화처럼
힘없이 쳐져버린 기다림에 기대
따뜻하지만 어느때보다 차가운 한숨에
무너져 내려 고개를 떨구고 있는 나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올해는 화요일 이니까
내년엔 수요일이 되려나
네 생일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벌써 3년이 지나 갔어
네 생일
(이 날만 기다렸던 나를 아니)
네 생일
(이 한마디만 하고 싶던 난데)
2월 26일
축하해 2월 26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벌써 3년이 지나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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