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직

♡■♡ 양희은
그랬니 음 그랬어
음 알아 알아 음 알겠어
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그냥 그만 살고 싶어요
그만 살기는
우리 둘이 이제부터
재미있게 살아야지
여기 사진관도 있겠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구
얼른 단장도 하고 응 응
그럴까요
깊은 밭고랑 같은 주름살 위에
하얀 눈 같은 분칠을 하네
어때요 아유 곱네
찬바람에 트고 거친 두 뺨에
복숭아빛 분칠을 하네
성성한 갈대 같은 눈썹 위에
초승달 같은 눈썹 올리네
인물 난다
타다 남은 재 같은 입술 위에
빨간 앵두빛 연지를 바르네
자 눈을 감아봐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아직 예뻐
거칠은 손 자글자글한 주름살
거뭇거뭇한 검버섯
속이 훤히 보이는 흰 머리칼
팍팍 쑤시는 무릎팍 허
그 뿐인가요
구부정한 등 축 쳐진 엉덩이
늘어진 가슴 출렁출렁 뱃살
아 좋은 시절 다 갔네
하지만 넌 예뻐
밥 잘하는 네 손이 푸근한 눈빛이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참 예쁘다
자 눈을 감아봐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감아 봐 넌 너무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너무 예뻐
넌 너무 예뻐 넌 너무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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