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파는 개미

지하실군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계속 둘러 본 그 땅을
누가 뭐래든 누가 비웃든
누가 욕하던 그 꿈을
아무도 없어도
나 혼자 있어도
한 걸음 두 걸음씩
땅을 파 내려간다
이리 파내고 저리 파내고
계속 내려간 그 땅굴
누가 뭐래든 누가 비웃든
우리가 있을 그 꿈속
온 힘이 빠져서
너무나 지쳐서
날개를 떼내어서
눈물과 함께 먹다
나는 개미 여왕 개미
이 땅 속에서
처음 잠을 자는
나는 땅 파는 개미
아침이 오고 눈이 떠지고
비가 멈추고 새로운 하루가
내 눈 앞에서 내 몸 앞에서
나를 일으켜 다시 움직인다
아무도 없어서
나 혼자 있어서
한 걸음 두 걸음씩
먹일 구하러 간다
나는 개미 혼자 개미
이 땅 속에서
처음 시작 하는
나는 땅속의 개미
나는 개미 여왕 개미
이 땅 속에서
처음 시작하는
나는 땅속의 개미
나는 개미 혼자 개미
이 땅 속에서
처음 잠을 자는
나는 땅 파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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