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끝날 무렵

김창완
계절이 끝날 무렵 어둠은 더 짙은데
달빛이 비춰주네 지나간 세월들을
우물가 봄빛 들판 흐르는 물소리는
어디다 묻어두고 긴 밤에 긴 한숨을

샛잠을 깨어보니 마당엔 서리 짙고
쓸쓸한 바람 불어 달빛을 쓸어가네
내 잡을 손이 없고 내 부를 이도 없어
텅 빈 마루에 앉아 풀벌레 소리 듣네

밤이 길다고 울고 님 그려 태운 세월
아무리 붙잡아도 주름진 내 손인걸
돌아갈 수도 없고 불러줄 이도 없네
계절이 끝날 무렵 긴 밤에 긴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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