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고
그만큼 진한 단풍나무 거리를
어깨에 올라온 어린 잎을 반기며
바스락거리는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이어폰엔 기타 소리 들려오고
가져온 카메라 셔터 누르며
잊고싶지 않은 거리와 가을 하늘의
넘치는 푸름을 담아본다
흩어진 바람에 짙어지는 맘
이 계절은 대체 무슨 맘을 전하려 하는 걸까
해님과 함께 퇴근길에 서는 맘일까
혼자 걷는 가을 길에 문득 미소짓게 되는 맘일까
적적한 맘에 보낸 연락을 반겨준 답장
같은 맘이었을까 오랜만에 만난 너와
몇 번이고 했던 얘기를 어제 일처럼
나누며 가을 밤을 우리 잔에 채운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너와
흐드러진 코스모스 길을 걷다
연습했던 고백의 말 조심스레 전한다
거리만큼이나 붉어진 니 얼굴에 핀 웃음을 본다
흩어진 바람에 짙어지는 맘
이 계절은 대체 무슨 맘을 전하려 하는 걸까
먼지쌓인 편지들을 추억하는 맘일까
이제 버려야 할 것들을 기억 속에서 지우는 맘일까
오~ 가을엔 내 맘에 어떤 바람이 불어올까
오~ 밀려오는 이 알 수 없는 허전함
무엇으로 채울까
계절의 속삭임을 노래하는 맘
거리 위 낙엽처럼 흩날리는 맘
이 가을에 나는 대체 무엇을 하려하는 걸까
새로운 사랑의 잎을 만들려 하는 걸까
떨어진 사랑의 잎을 추억이란 책에 담으려할까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