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하다)
서러운 마음에
안식을 주는 엄마 품같이
익숙한 다짐을 하고
나를 찾아 돌아오는 길
참고 참아왔던 내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하늘을 본다)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잔뜩 움츠리고 살아왔던
어른이 되지 못한
약해빠진 텅 빈 껍데기
그런 내 모습 검은 먹구름 되어
비로 내린다
(나를 돌아본다)
세상과 시간은
나를 점점 다그치는데
진리를 부정하는
나약한 마음은 달랠 길이 없고
나는 그저 폭풍 속에
내 몸을 맡긴다
비바람에 씻겨져 버린
소박한 내 소원들은
그렇게 하루하루 떠 내려간다
그래, 그렇게 나는 거기 서 있었다
썩은 웅덩이처럼
이름 모를 비석처럼
다시 비바람이 나를 만진다
아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