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여행을 하던 나그네가
갑자기 길을 멈춰섰어요.
어딘가 너무 이상한 나무를 보았거든요.
"나무야, 나무야."
나그네가 말을 건넸습니다
"누구세요?"
나무가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다."
나그네는 나무에게 물었습니다.
"나무야, 왜 너는 그렇게
두 팔을 접고 있느냐?
저곳에 네 친구는 모두
두 팔을 펼치고 있지 않느냐?"
"지금처럼 그 모습을 고집하다간
그 누구도 네 모습을
바라보지 않는단다."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아도
나무는 괜찮았죠
이미 혼자인게 너무 익숙했었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나무는 불안했죠
땅속깊이 묶여있는 두 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있었죠
바람타고 안녕이라 하고 싶어도
멈춰버린 두 손으로는
손짓할 수가 없었죠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아서
나무는 외로웠죠
이젠 혼자인게 너무 두려워졌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나무는 깨달았죠
오랜 시간 접고있던 두 팔 때문에
얼굴을 감추었다는 것을
얼굴을 감추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