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이승열
버려진 기억을 따라서
부서진 그림자를 쫓네
나는 망설이며 눈을 떠보지만
오늘 여기엔 아무도 없네
가만히 눈감고 있으면
가슴 속 깊은 어딘가에
그대 부서지며 내게 다가오던
아픈 기억이 가물거리네
언젠가 그대는 바다가 들려주는
쓸쓸한 노랠 말없이 들으면서
나를 찾아오겠지
물거품 되어 내게 다가오겠지
저 부서지는 파도를 비추는
수많은 별을 따라
나를 찾아오겠지
흩어진 채로 내게 다가오겠지
그 끝이 없는 시간에 사라진
수많은 별들처럼 또 다시
내 뺨에 흐르는 그대를
느끼며 한참을 울었지
밤은 다시 오고 나는 하염없이
그대 오기만 기다렸었네
언젠가 그대는 하얀 파도가 되어
쓸쓸한 노랠 외롭게 부르면서
나를 찾아오겠지
물거품 되어 내게 다가오겠지
저 부서지는 파도를 비추는
수많은 별을 따라
나를 찾아오겠지
흩어진 채로 내게 다가오겠지
그 끝이 없는 시간에 사라진
수많은 별들처럼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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