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최문석/최문석
알고 있어 다는 걸 다 알아
널 쳐다보지도 못 하는 나
아무렇지 않으려 하면 할 수록
더욱 바보 같은 짓만 하게 되

많은 말을 모으고 모으고
모으고 모아서
겨우 겨우 겨우 네 옆에 앉았지만
바라보는 먼 산이
저 별들이 아득아득 해지고
오늘도 안 되는구나
접은 마음을 들고

준비했던 많은 말을
뒤로 한 체 돌아서려는데
그래 네가 그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나 자신이 없어
겨우 말 할게 널 사랑해

네 모습을 지우고 지우고
잊으려 애써도
그럴 수록 너는 더욱 커져만 가고
아른아른 거리는
네 미소에 고개를 저어봐도
자꾸자꾸 선명해져
널 사랑하나 봐

준비했던 많은 말을 담아두고
네 앞에 서는데
그래 네가 그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나 자신이 없어
겨우 말 할게 널 사랑해
겨우 말 할게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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