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갔네

고래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아온 내가
밤사이 내린 빗줄기에 그만 넘어갔네
고민이 많은 것처럼 불러냈지만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이미 답은 났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쏟아지던
난처한 질문은 용케 넘어갔지만
나의 마음은 그리로 슬쩍 넘어갔네

한쪽 어깨가 적잖이 젖어갔지만
마주 앉은 그 사람 그냥 웃네
하고 싶던 말이 산더미 같았지만
오늘은 그냥 일단은 넘어갔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쏟아지던
난처한 질문은 용케 넘어갔지만
나의 마음은 그리로 슬쩍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아온 내가
밤사이 내린 빗줄기에 그만 넘어갔네
괴로운 듯이 눈썹을 찡그렸지만
비가 그치기 전에 이미 답은 났네

나는 그 사람이 좋네
홀딱 넘어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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