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문자리 

허하늘글/허하늘
찬 바람이 불던 날 너를 만나서 울고 모진 말을 뱉고
참 나쁘지 내가 아파하는 널 뒤로 한 채 먼저 돌아선 때
추억이 내겐 너무 많은데 한걸음도 가까이 갈 수 조차 없는 사람아
가끔은 잘 살고 있는 내가 미안하기도 하고 또 아플 때는 네가 떠올라
그대여 우산이 없어 비를 맞을 땐 부디 날 기억해줘요

추억이 내겐 너무 많은데 저만치도 멀어져 닿을 수 조차 없는 사람아
가끔은 이기적인 내가 속상하기도 하고 또 술 한 잔에 네가 떠올라
그대도 잠들지 못해 뒤척거리다 이내 눈물이 나는 지

저 낡은 사진 속 해맑은 너의 미소를 되돌리고 싶어

가끔은 잘 살고 있을 네가 많이 다투던 때가 왜 이리도 그리운 걸까
그대여 그 머문 자리 녹슬기 전에 한 걸음 내가 다가설게요
다시는 그댈 놓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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