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알지 못했다면
우리가 그냥 지나쳤다면
처음부터 너와 난
전혀 다른 오늘을 가졌겠지.
우리가 알면서도
선택했던 위태로운 날들은
어느새 너와 나를
어두운 이곳에 데려다 놓았네.
내 머리는 무디고
시간은 점점 더 더디게 가도
지우고 묻고 덮고
밀어내고 널 털어야겠지.
차갑고 무심하게
니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
그건 니가 아냐.
나는 믿지 않아.
우리가 아직 만나지 않았던 그 때
어디로 가게 될 줄도 모르고 걷던
무모한 내 발걸음을 이제야 돌려.
서툴은 내 발걸음을 이제야 알아.
이젠 네게 줄 게 없어.
난 나눌 것도 없어.
너와 내가 잘라 내버린 우리들.
다시는 못 볼 나를 그저 한숨만 쉬며 바라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