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아주 많이 오는 날
아무리 내려도 여지없이 버스는 가고
텅 빈 버스 안을 지키는
기사 아저씨와 난
무슨 생각에 웃는지
가끔은 바퀴에 밟힌 빗방울이
가까운 인도에 뿌려져도
아무도 맞을 사람 없을 만큼
비가 내리는 날
어제도 하루 종일 비가 왔던 날
널 생각 하는 내 마음만큼
비가 내리던 날
오늘은 그치길
맑은 하늘을 기대했는데
그저 널 생각하는 나
가끔은 창문을 살짝 열어 보며
새들어오는 빗물 맞으며
젖어진 머릿결이 기분 좋게
비가 내리는 날
가끔은 차창 문을 비벼 닦아도
흐려진 세상을 보려 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비가 내리는 날
여기가 어딘지 알 길은 없는데
버스는 멈추지 않는데
모든 게 꿈인 것만 같아
비가 내리는 날
내리기 전엔 그치길 바랐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아
축축한 느낌이 당연한듯한
비가 내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