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해도 돼

흐른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날 데려가 주오
구름이 가득한 그곳으로
연기와 사라진대도
희뿌연 꿈을 꿀래
현미경 만큼이나 여긴
너무 구체적인 현실들뿐

지루해도 돼

끈끈히 달라붙는 익숙함의 공기는
내리 바닥으로 흐르지만
여기 우린 매일 지루한 걸
자유로울 만큼
먼지가 되어서 가볍게 날 수 있게

지루해도 돼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
뜨겁게 꿈꾸는 그림을 그려도
여기의 하늘은 무겁게 까매
괴물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다짐해도
천천히 가겠다 주문을 외워도
너와난 언제나 뒤를 보잖아
천국보다 낯선 시간이 흘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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