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다

반장
오랜만에 나온 거리
오래 전 우리 함께
걸었던 이 거리를
나 혼자 걸어간다
널 찾아가던 정류장
널 기다린 가로수 아래
밤늦게 이야기했던
저 공원 앞 벤치까지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또다시 네가 생각나
네가 보인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한 사람 스쳐갈 때마다
이 거리마다 네가 있다
네가 웃는다 나를 보며 웃는다
이제는 없는 네가
이 거리에서 웃고 있다
그대 나를 떠나간 날
수없이 화내고 울며
너를 잊지 못할 것 같던
그날의 내가 떠올라
내가 미쳤었나봐
어떻게 널 잊었을까
바쁜 이 거리 속을
나홀로 여기 멈춰서
너를 찾는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한 사람 스쳐갈 때마다
이 거리에서 너를 찾아
너는 없는데 내 옆에 있던 너를
이제는 없는 너를 미친 듯이 찾는다
네가 스쳐간다 남아있던
너의 기억이
바람이 되어 눈물이 되어
나를 지나쳐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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