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Teyun
어제는 너의 뒤를 쫓아갔다
오늘도 너의 뒤를 쫓아간다

이 사거리를 똑바로 건너면
네가 이렇게 손을 흔들흔들 흔들고선
저기 있는 저 사람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네

난 어쩔 수 없이 너의 그 사람과 손잡고
하늘하늘 날듯한
너의 뒷모습을 멍하니 따라하고 있어

이대로 시간이 흘러서 태양이
나의 뒷편으로 가버리게 되면
나는 너의 앞으로 스며들어가
너의 행복한 그 얼굴을 보겠지

나 때문이 아냐
나 때문에 웃는 게 아냐
그 웃음은 날 위한 게 아냐
행복한 미소 사랑스러운 말
모든 건 날 위한 게 아냐

난 어쩔 수 없이 너의 그 사람과 손잡고
하늘하늘 날 듯한
너의 뒷모습을 멍하니 따라하고 있어

시간은 점점 흘러가 빛은 사라지고
오늘도 난 이렇게
사라져버린다
밤에는 더 이상 널 볼 수 없어

어둠 속에 파묻혀서
기다린다
니가 내게 오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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