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화나, The Quiett, Jerry.K, 키비
난 테러집단 재벌 및 범죄조직들을
꿰고 있는 스페셜리스트
세계적인 천재 범죄 브로커
내겐 돈이 첫째 전제조건
난 좀 전 일의 이메일을 검색하다
어떤 의뢰인의 제의를 컨택
목표는 S모 음반 회사의 파괴
보통 관행상 타겟과의 관계에 관해
자세히 말해본 적 없지만
그건 언제나 경쟁자를 없앤다는 뜻
아무튼 난 그 일의 적임자가
오직 하나뿐이란 걸 의심치 않아
폭파 공작의 본좌 해결사
혼자 모든 걸 다 처리하는 The Q
그의 번호를 접수
남은 것은 그의 작품을
구경하는 것뿐
거액의 보수를 물고 온
의뢰인의 편지
손을 떼겠다는 나의 결심은 무너졌지
타겟은 어디 소울컴퍼니
어쨌든 이번이 진정 마지막이다
새벽 세시 이십분 경
바람이 스며들듯이
소울 컴퍼니로 들어가 고개를 숙여
졸고 있는 경비를 지나 고양이같은
걸음으로 걸어갔지 살금살금
적막한 복도를 지나 도착한
조그만 방의 회색 책상을 보자마자
생각이 들어 난 재빨리 책상
밑면에 설치를 실행하지
순식간에 작업을 마치고
자릴 뜨는 순간
멀리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
난 침착히 반대편 복도로 나가
경비 시스템을 피해
바람처럼 사라졌지
몇 주 간 이어진 격심한 교대근무
소울컴퍼니 경비실에선
졸음은 절대 금물이지만
불현듯 악몽에 난 정신을 차려
또 잠에 빠져든 자신을 한심해 하며
고개를 들어서
시계를 보니까 세시 반
나는 손전등을 집어들었지 순찰시간
별 일 없을 것을 알지만
괜한 두려움을 없애려
휘파람을 억지로 불었지
이런 날에 건물이
산산조각 나는 꿈은
왜 꿔서 자꾸 머리 속을
소란하게 구는데
가슴이 두근대 손바닥이 축축해
미끄러 떨어져버린
손전등이 비춘 곳엔
붉은 불빛 15분 가량 남은 타이머
내가 잠든 사이 어느새
찾아온 아이러니한 상황
전활 거네 폭발물 사냥꾼 닥터 K
해결사는 그 한 사람뿐
눈을 비빌 틈도 없이 수십 층짜리
SC 빌딩으로 떠날 준비중
물 밀듯이 몰려드는 고민
또 놀라 잠에서 깬 아내는
불안한 눈빛을
난 분명 폭탄장치를 해체하는데
오래도록 목말랐지
손바닥 길이 폭탄이 건물을 부순다니
인간이란 얼마나 오만한지
건물에 도착해 복잡해진 머리 속을
모자 안에 눌러담네
자 이제 심호흡 남겨진 5분에
내 운명이 걸린 기적을 행할 차례
이미 겁에 질린 의뢰인
동시에 치타처럼 번뜩이고 있는
나의 brain
줄어드는 일초 일초 점점 미쳐가듯
스쳐가는 기적과 내 입가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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