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not Speak English Very Well

신승은
이상하게 옛날부터 내 주변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아
내가 토익 토플 탭스 점수를 보고
사람들을 사귄 것도 아닌데
대부분 유학생 혹은 시민권자
발음이 되게 멋있어
컬스틴과 케렌 사이에서
나는 돈암동의 후렌치 후라이

그래도 난 단 한번도
영어를 잘하고 싶은 적이 없었어
난 나의 허접한 영어 실력을
종종 농담의 소재로 썼고
너도 웃고 친구들도 웃고
난 기분이 끝내줬었지
하지만 어느날 두동강 나버린
돈암동의 후렌치 후라이~

그날 이태원에서 에바라는 외국인 앞에서
우리 사귀니까 집적대지 말라고 멋지게 말하고
네 손목을 잡고 뛰어나오고 싶었지만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위 아 프렌드"

난 기타를 들고 도망치듯 먼저 나왔고
내가 나온지 1분도 안되서 소나기가 퍼부었지
집에 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넌 모를거야
'위 아 프렌드' 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영어 못하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
발음이 후진 내가 너무 없어 보여
버벅대던 내가 너무 쪽팔려
그 사람이었다면 이러지 않았겠지

수학을 잘하던 내가 싫어졌어
영어를 잘하고 싶어졌어
에이비 씨디 내 학점은 에프지
아이 캔낫 스픽 잉글리쉬 베리 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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