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김재중
화장 같은 게 뭐라고 깊이도
생각도 하지 않았어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아름다워지고 싶어
오늘 밤 나는말야 당신을
만나러 나가니까
마지막 마지막으로 만나러
갈 테니까
그동안 보냈었던 편지 다발은
내게 돌려주세요
누군가와 단둘이서 보는 것은
하지마요
슬프게 내팽겨진 내 과거를
가슴에 품고 보니
눈에 익은 이 밤거릴 뛰어서
돌아가
흐르지 마라 눈물아
가슴속에 멈춰라
흐르지 마라 눈물아
버스가 갈 때까지
바보였나 바보였나
바보였나 내자신
날 사랑해 주었으면
생각했었다는 게
바보였나 바보였나
바보인 주제에 아
사랑받길 사랑받길
바라고있었다는 게
화장 같은 게 뭐라고 깊이도
생각도 하지 않았어
오늘 밤 나 죽어도 좋으니까
아름다워지고 싶어
이럴 줄 알았다면 나 당신을
버리지는 않았을 텐데
마지막 마지막으로 너에게
기억되고 싶어
흐르지 마라 눈물아
가슴속에 멈춰라
흐르지 마라 눈물아
버스가 갈 때까지
흐르지 마라 오 눈물아
가슴속에 멈춰라
흐르지 마라 눈물아 버스가
갈 때까지
바보였나 바보였나
바보였나 내자신
날 사랑해 주었으면
생각했었다는 게
바보였나 바보였나
바보인 주제에 아
사랑받길 사랑받길
바라고있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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