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박정현
다시는 너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얘기를 차마 할 순 없었어
하지만 나도 몰래 흘린 눈물 들킨 거야

겨울오면은 우리 둘이서 함께 했던 바닷가
시린 바람과 하얀 파도는 그대로였지만
나의 곁에서 재잘거리던 해맑던 그 모습
이젠 찾을 수 없게 되었어

아무도 없는 겨울의 바닷가 너무나 슬퍼 보인다고
우리가 바다 곁에서 친구가 되자고
내 등에 숨어 바람을 피할 때 네 작은 기도를 들었지
언제나 너의 곁에 우리 항상 함께 해 달라고
거친 파도가 나에게 물었지
왜 혼자만 온 거냐고 넌 어딜 갔냐고

보이지 않니 나의 뒤에 숨어서 바람을 피해 잠을 자고 있잖아
따뜻한 햇살 내려오면 깰꺼야 조금만 기다려
다시는 너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얘기를 차마 할 순 없었어
하지만 나도 몰래 흘린 눈물 들킨 거야

하얗게 내린 바다의 눈물로 니 모습 만들어
그 곁에서 누워 네 이름을 불러봤어 혹시 너 올까봐
녹아버릴까 걱정이 됐나봐 햇살을 가린 구름 떠나지 않잖아
너 없는 바다 눈물로만 살겠지 거칠은 파도 나를 원망하면서
너 없이 혼자 찾아오지 말라고 널 데려오라고

니 모습 볼 수 없다 해도 난 알아
내 볼에 닿은 하얀 함박눈 촉촉한 너의 입맞춤과 눈물이라는 걸
하지만 나도 몰래 흘린 눈물 들킨 거야
촉촉한 너의 입맞춤과 눈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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