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손톱

문희옥
물안개 가득히 신비한 길 바람을 가르며
가시밭길을 헤치면서 사랑 찾아 가리라
봉선화 물들인 반달손톱 초승달 되기 전에
씻고 가리라 씻고 가리 비단옷 입고
가로등 아래 흩날리는 저 하얀 눈꽃처럼
촉촉해지인 눈빛으로 어제를 그리며
무명옷 벗고 비단옷 입고 사랑하며 살리라

소나기 온 뒤에 무지개 희망을 품고서
가시밭길을 헤치면서 사랑 싣고 가리라
주옥같은 정 도려내며 도려내면서
기다림 속에 환상인가 광대에 노래
연분없는 그리움은 어제를 그리며
천생이라 살아보자 이것이 인생
무명옷 벗고 비단옷 입고 사랑하며 살리라

무명옷 벗고 비단옷 입고 사랑하며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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