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걸으며

박경환
어젯밤 내 꿈 속에서
밤새워 나눈 얘기들
장난하지 말고
내게 가까이 와
나도 너희의 친구잖아
창밖에 눈이 내리면
아이들이 몰려나왔던
96년 겨울
다를 것도 없는데
올해도 눈은 많이 왔는데
친구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눈싸움을 하던 그 날 오후
작은 손으로 뭉쳐서
던졌던 눈송이에
넌 맞고 깔깔대며 달렸었지
이젠 뭉쳐지지도 않는 눈은
더 멀리 던질 수 있지만
갈 길이 바빠서
회사에 늦어서
녹은 길만 골라서 밟네
친구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눈싸움을 하던 그 날 오후
작은 손으로 뭉쳐서
던졌던 눈송이에
넌 맞고 깔깔대며 달렸었지
이젠 뭉쳐지지도 않는 눈은
더 멀리 던질 수 있지만
갈 길이 바빠서
회사에 늦어서
녹은 길만 골라서 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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