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본다

허재혁
이제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오늘 일기예보는 늦은저녁 눈소식
눈이 내리면 항상 만나던 그곳으로
오랜만에 한번 가봐야겠어

미련없이 떠나간 마지막 뒷모습이
아직 남아있는건 나의 후회때문인지
눈이 내리면 함께 걸었던 이 골목엔
이제 내 발자국만이 남지만

하얀눈이 내려와 너도 올것만 같아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눈처럼 쌓여있는 너란 기억들 모두
이 눈이 녹아버릴때 함께 잊혀지길 바래본다

거리 위에 사람들 하나둘 사라지고
흐린 가로등불빛 나를 비추는 시간에
태연한 척 버텼던  너와 이별의 감정들이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낸다

하얀눈이 내려와 너도 올것만 같아
이젠 받아들일때도 된것 같은데
눈처럼 쌓여있는 너란 기억들 모두
이 눈이 녹아버릴때 함께 지워지기를 바래본다

돌아가는 이길이 너무 먼것만 같아
우리함께 걷던 때와 너무 다른데
눈처럼 쌓여있는 너와 나의 사랑아
이 눈이 녹아버릴 때 모두 사라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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